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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2024. 9. 10. 17:01

    Mixed Flowers In An Earthware Pot

     

     

    과거의 나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법 사회화 되어있어 무리를 이루는 것에 능숙했다.
    초, 중, 고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로도 말이다. 모든 사람이 나 같지는 않겠지만 1년에서 2년 마다 주변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갱신이 되곤 했다.
    초등학교 친구들 사이에 구심점으로 사람을 모으고, 중학교 친구들 사이에 구심점으로 사람을 모으고, 고등학교 친구들 사이에 구심점으로 사람을 모으고 말이다.
    대학생이든 이후 추가 스토리마다 구심점으로 사람을 모왔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벅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지고 멀어지는게 늘 나를 고뇌하게 만들었다.

    살면서 늘 어느 그룹에 들어가게되면 그곳에서 나와 맞는 사람들고 어울리게 되고, 그들과 무리를 이루게 되는게 내겐 일상이었기에 그것이 사회화 된 사람들의 불문율 같았다.
    그것이 바뀐 기점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심지어 내가 응당 이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무드가 바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어느 그룹에 속하게 되었지만, 나는 혼자가 편했고 무리를 이루려하지 않았다. 무리를 이루는 것에 끝은 결국 허망함만이 남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마땅히 받아드리는게 맞지만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하는 애매한 무언가가 사람을 더 고독하게 만든다. 

    나의 에너지가 100이라면 나는 100의 에너지에 맞는 교류를 하는 것이 맞았다.
    지금까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결국 나는 에너지 100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게되는 과정이었다.
    그 이후로는 이 에너지 100을 누구에게 얼마나 쓰면서 살지를 정해가는 과정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이 단계마저 끝나면 알지 못하는 고독하고 씁쓸하고 달콤한 단계가 다가올지는 아직 모른다.

    결혼을 앞둔 시점에 누군 불러야할지 누군 부르기 애매한지 하는 과정에서 나는 또 다시 번뇌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그 끝은 결국 이 모든게 부질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결대로 살자."

    아직 나도 나를 정확히 안다고 할 수 없지만, 현재 내가 생각하는 결이 있다. 그 결대로 사는게 탈이 안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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