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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세이 2024. 3. 3. 03:50
연휴랍시고 잠을 안자 시차가 엉망이 된 나는 돌아오는 월요일에 지독한 고통을 미리 예약하며, 요즈음 잡념으로 가득 차있던 내 머릿속 디스크를 정리해보겠다. ADHD와 함께 끔찍한 환상의 조화가 쌓여 빚어낸 잡념이 내 잠을 방해하며 나를 PC 앞에 앉게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태어났을 때부터 삶이 내게 준 건 끝없이 이겨내야 했던 고난들 뿐이다. 그 속에서 나는 항상 왜 사냐를 생각해왔다. 청소년이었던 과거의 나는 사람은 '사랑'이 있기에 살 수 있고, 그것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사랑'과는 다른 '사랑'이다.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인간의 덧없고 부질없는 삶이 가치있게 되는 것은 오직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 삶을 돌이켜 보면 무엇인가 항상 남기려고 했다. 글이건, 특정 물건이건, 싸이월드 데이터건, 핸드폰 사진이건 말이다. 돌아오지 않는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남기려고 했다. 지금 블로그를 쓰는 것도 과거 한 시점에 나의 생각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한 사람을 죽을 때 까지 사랑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라는 상상을 하며 나의 생각들을 점철시켜와서 굳어지게 되었다.
상대방과 나와의 끊임없는 희생이 사랑을 완성시킬 수 있다.
그런 완성된 사랑이 있다면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나의 덧없고 부질없는 삶이 조금은 가치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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